한남동 퓨전 중식의 품격, 피에세(PIECE) 디너 코스 솔직 후기

오랜만에 특별한 날, 한남동 고급 중식당을 찾아서

요즘 인스타에서 자주 보이던 나인원한남에 있는 피에세를 드디어 방문했어요! 오늘은 남자친구 생일이라 특별한 곳을 찾다가 친구의 강력 추천으로 한남동 중식 파인다이닝 '피에세'를 방문하게 됐습니다. 사실 원래 가고 싶었던 곳은 예약이 3주 뒤까지 꽉 차있었는데, 찾아보니 이곳이 가성비도 좋고 분위기도 좋다고 해서 선택했어요.

한강진역 3번 출구에서 나와 용산공예관 옆 계단으로 내려와 약 300m 정도 걸어가면 나인원한남 건물이 나와요. 나인원한남은 외관부터 세련되고 고급스러워서 처음 봤을 때부터 기대감이 생겼어요. 건물 내 고메이494 지하 2층에 피에세가 위치해 있습니다.

모던하고 세련된 중식 파인다이닝의 공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면 고메이494라는 식당가가 나오고, 그 안쪽에 피에세가 있어요. 저는 사실 중식당이라고 해서 중국 전통 인테리어를 기대했는데, 들어가자마자 느껴지는 모던함에 놀랐어요. 전체적으로 무채색 계열의 세련된 인테리어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테이블 세팅도 정말 고급스러웠어요. 회색빛이 도는 금빛 트레이에 놓인 식기들이 특별한 날의 분위기를 한층 더 높여주었습니다. 우리는 운 좋게 룸으로 안내받았는데, 약간 분리된 공간이라 프라이빗한 느낌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았어요.

피에세의 매력, 누벨시누아 요리

메뉴판을 받고 알게 되었는데, 피에세는 '누벨시누아(Nouvelle Chinois)'라는 현대적 중식을 추구한다고 해요. 1980년대 홍콩에서 시작된 중식의 새로운 형태로, 전통 중식에 유럽 요리 기법을 접목한 스타일이랍니다. 저는 김정훈 셰프님의 디너 코스를 주문했는데, 가격은 1인당 165,000원이었어요.

코스 시작 전 직원분이 친절하게 식사 전 음식 알러지가 있는지 확인해주셨고, 각 코스마다 상세한 설명을 해주셔서 정말 좋았어요. 그리고 와인 페어링 옵션도 있었는데, 디너 코스에 12만원을 추가하면 5잔의 와인 페어링을 즐길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는 각자 한 잔씩만 주문했지만, 다음에 올 기회가 있다면 페어링도 해보고 싶어요!

섬세한 맛의 향연, 디너 코스 첫 인상

식사는 아뮤즈 부쉬로 시작했어요. 완두콩과 하몽이 들어간 타르트와 우엉 고기 튀김이 한입 크기로 나왔는데, 딱 한 입 크기라 먹기 좋았고 입맛을 돋우기에 완벽했어요. 특히 하몽의 짭조름한 맛과 완두콩의 은은한 단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어서 나온 건 이베리코 차슈와 호박 소스, 오이, 토마토를 밀 전병에 싸서 먹는 요리였어요. 특이하게도 손을 닦는 용도로 물수건이 음식 서빙 전에 따로 제공되었는데, 이런 디테일한 서비스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차슈는 스페인산 최상등급 이베리코를 사용했다고 하는데, 부드러운 육질과 풍부한 향이 정말 좋았어요.

입 안에서 펼쳐지는 맛의 교향곡

다음으로 나온 코스는 꽃게와 가지 요리였어요. 소흥주에 절인 가지 위에 유자향을 가미한 게살을 듬뿍 올린 메뉴였는데, 게살이 정말 신선하고 풍부했어요. 위에는 노계와 하몽을 육수로 만든 젤리를 올려서 한 입 먹으면 게살 수프나 냉채 같은 느낌도 나면서 부드럽고 정말 맛있었습니다.

이어서 나온 샥스핀찜과 리조토는 정말 놀라웠어요. 이태리식으로 조리된 크림 리조토 위에 부드럽게 찐 샥스핀, 트러플, 소렐이라는 허브가 어우러진 요리였는데요. 특히 샥스핀 위에 올린 트러플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향이 미각을 더욱 살려주었고, 닭뼈와 닭다리를 고아서 만든 파이탄소스의 맑고 깊은 맛이 중식 재료와 이탈리안 리조토의 만남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대하에서 옥돔까지, 해산물의 진수

네 번째 코스로 나온 대하 미소소스 춘권도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바삭한 춘권피 안에 신선한 대하가 들어있고, 생토마토를 갈아 직접 만든 칠리소스가 끼얹어져 나왔어요. 아래에는 자작하게 비스큐소스가 깔려있어서 갑각류 특유의 풍미를 더 잘 느낄 수 있었고, 위에 올라간 새싹채소들도 요리와 잘 어울려서 느끼함이나 부족한 맛 없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메인 코스로는 일본식 튀김기법으로 튀겨낸 옥돔을 선택했어요. 가시를 잘 발라낸 옥돔 살코기를 얇은 튀김옷에 바삭하게 튀겨내고, 중국식 유린기 소스를 끼얹어 파채와 함께 먹는 요리였는데요. 담백하면서도 옥돔 특유의 풍미가 살아있어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른 옵션으로는 이베리코 야끼차슈와 한우안심볶음이 있었는데, 다음에 방문하면 그것도 꼭 먹어보고 싶어요.

완벽한 마무리, 정성이 담긴 식사와 디저트

식사 메뉴로는 탄탄면을 선택했는데, 국물이 진하고 적당히 매콤해서 중독성 있는 맛이었어요. 다른 옵션으로는 마파두부도 있었는데, 옆 테이블에서 드시는 걸 보니 그것도 정말 맛있어 보였어요. 피에세에서는 특이하게 닭육수를 주로 사용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가 고기육수 중 가장 불순물이 없고 맑아서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음식이 전반적으로 맑고 깔끔한 맛이 나서 정말 좋았습니다.

디저트로는 요거트 아이스크림과 딸기가 나왔어요. 심플하지만 입가심하기에 딱 알맞은 조합이었어요. 후식으로는 오렌지 루이보스 티를 선택했는데, 은은한 오렌지향이 나는 차라 식사 후 입맛을 한결 개운하게 해주었어요. 특별히 생일이라고 말씀드렸더니 레터링 서비스도 해주셔서 더욱 특별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중식의 새로운 발견, 피에세를 추천합니다

이탈리안, 프렌치, 그리고 일식 기법까지 가미된 새로운 중화요리를 맛볼 수 있었던 피에세! 식사를 하는 공간도 훌륭했지만, 무엇보다 직원분들의 서비스가 정말 좋았어요. 각 코스마다 자세한 설명을 해주시면서도, 혹시 대화에 방해될까봐 '설명을 원치 않으시면 말씀해달라'는 세심한 배려까지 해주셔서 감동이었습니다.

가격은 분명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특별한 날 방문하기에 정말 좋은 곳이에요. 런치코스는 디너보다 저렴하고 예약 없이도 방문 가능하다고 하니, 부담 없이 경험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런치타임에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디너는 하루 전에 예약이 필수라고 하니 참고하세요!

한남동에서 특별한 날을 기념하거나, 소중한 사람에게 멋진 식사를 대접하고 싶을 때 꼭 추천하고 싶은 피에세. 중식당이지만 중국 음식에 대한 선입견을 완전히 바꿔놓는 새로운 경험이 될 거예요. 다음에는 와인 페어링과 함께 더 특별한 경험을 해보고 싶네요!